• 2023. 4. 26.

    by. 지지_

    문명 충돌론; 국제정치학 분야에 문명이라는 요소를 중시

     

    <개요>

    1. 문명의 충돌론 배경

    2. 문명의 충돌 이론 내용

    3. 문명의 충돌 국내의 갈등(다원화된 국내 상황에 적용)

    4. 문명의 충돌 이론 비판

     

    1. 문명의 충돌론 배경

    1) 80-90년대 문화권 간의 갈등 표출

    문화와 정서 등으로 대표되는 문명이 국제정치 영역에서, 특히 국가들 간의 행동 양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 지를 밝히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반세기 동안 지속된 사회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사이의 냉전으로 인해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이 너무나 막대했기에 인종적이고 민족적인 갈등은 적었고 묻혔다. 그러나 80~90년대 문화권 간의 갈등이 표출되며 상이한 민족, 인종, 종족 간 갈등 악화와 충돌이 이루어졌다. 이데올로기적 갈등으로 인해 수면 아래서 억제되어 있던 문명적 요소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특히 80년대 중반 이후 종교적 테러리즘이 본격화 되었다. 90년대 아프리카, 발칸 유럽 등지에서는 민족적, 종족 간의 폭력적 다툼이 급증하였다.

    2) 같은 문명권 내 국가들 간의 화해, 협력 현상

    반대로 국제정치 무대에서 문명적 요소들을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협력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사무엘 헌팅턴 교수는 90년대 초반 독일의 통일과 한국의 화해 모색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독일의 통일이 같은 문화와 언어, 역사와 같은 문화적 민족적 동질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두 번째 사례로 보스니아 전쟁 당시 다양한 국가들의 문화적 요인에 기반을 둔 이합집산을 들었다. 같은 문명, 종교를 공유하는 국가를 도운 것이다. 기존의 이론들이 주장하던 힘과 경제적 이익 뿐만이 아니라 문화적 동질성, 문화적 연대감도 중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3) 국제정치학 분야에서의 문명의 요소 등장

    냉전 후 국제정치질서를 영원한 질서가 아니라 문명 사이의 충돌 혹은 문화적 정체성 사이의 갈등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문화, 언어, 종교 등과 같은 문명이라는 요인을 중요하게 다루기 시작하였다. 국제정치분야에 참신함을 더하여 주었다. 문명적 요인이 국가 간 갈등과 협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 등장하였고, 이것이 문명 충돌론이다. 프란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통해 서구 중심의 단일보편문명이 귀결되어 자본주의와 자유주의를 제외한 다른 문명들은 종언되었다고 주장하였다. 너무 조급한 결론이 아니었나 싶다. 사무엘 헌팅턴은 이와 달리 문명을 하나의 변수로 설정하고 국가들의 행동 양식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냉전 붕괴 이후에는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아닌 종족, 민족 등과 같은 더욱 근본적인 요소들이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2. 문명의 충돌 이론 내용 (문명의 충돌에서 제시된 내용 위주)

    1) 냉전 이후 갈등의 주된 원천으로서 문화와 문명적 요소의 부상

    냉전 이후 세계에 존재하는 아홉 개의 주요 문명을 구분하였다. 탈냉전 이후 국제질서는 문화와 문명이 다양화, 다극화 되었다. 이는 상이한 문화적 배경에 속하는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일으킨다. 헌팅턴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나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문화적 정체성이 더 중요한 요인임을 지적하고 있다. 기존 국제정치학자들이 간과했던 문명에 집중하고 문화적 정체성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특히 종교의 역할을 강조한다. 민족이나 종교 문명이 인류나 국가를 분열시키는 주 요인이다.

     2) 서구 문명의 쇠퇴 & 문명 간의 권력 이동

    서구 기독교 문명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그로 인한 권력 이동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산업혁명 이후 국제질서는 기독교,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위시로 한 서구의 문명이 주도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자료들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여전히 서구문명에 의해 국제질서가 이끌어질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러나 서구 문명의 상대적 힘은 약화되었고 다른 민족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이슬람 문명은 사회적 동원력과 인구 증가에 의해 더욱 부상할 것이고, 중화 문명 역시 인구, 경제력의 증가, 문화적 자긍심으로 인해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서구와 비서구 문명 사이의 문명 충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3) 서구 문명 vs 이슬람 + 중화 문명

    헌팅턴은 각 문명들의 오만하고 비관용적, 자기 주장이 강한 특징으로 인해 서구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 중화 문명 간의 갈등이 가장 심화될 것이며, 가장 위험한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9.11 – 문명 간의 단층

    서구 문명 vs 이슬람 문명

    헌팅턴은 알카에다는 코란을 왜곡하였기에 극단적 테러집단일 뿐, 이슬람 문명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3. 문명의 충돌 국내의 갈등

    #국가 내 문명의 충돌

    국가 내 다양한 문화적 정체성에 따른 국가 정체성 문제가 발생하였다. 20세기 들어 미국에 이질적인 문화와 종교를 가진 이민자가 대폭 증가하였고, 이들은 미국의 청도교 문화에 동화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미국 전체가 이질적인 문화와 종교들 사이의 갈등의 장이 되어 갈등이 심화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들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은 보다 배타적으로 자신들의 문화 언어 종교를 보존하고 있다. 이들 집단 간의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유럽은 이민자들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국가 내 문화, 종교적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종교적 테러리즘이 급증하였고 헌팅턴은 이를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분쟁이 테러로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룬 서유럽 국가에서도 반이슬람, 반이민 시위도 진행되고 있다.

     

    4. 문명의 충돌 이론 비판

    문명충돌론 국제정치학 분야에 문화와 종교 등과 같은 문명이라는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국제정치학의 학문적 담론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의 국제정치 학자들이 간과 했었던 문명이라는 문제를 새로운 차원의 학술적 쟁점으로 부각시켜 학문적 참신성을 부과했다는 점에는 이론이 없지만, 문명충돌론에는 큰 문제점이 존재한다.

     

    1) 문명>정치/경제적 이해관계?

    문명이라는 요소가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가? 국가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들 중 문화나 종교들과 같은 문명적 요인들이 정치 경제적 이해관계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역사적으로 헌팅턴 교수의 주장에 반하는 사례들이 많다. 문화적 동질성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사례들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1991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사례가 있다. 같은 종교, 문화적 언어적 동질성을 갖고 있지만, 이라크의 후세인은 경제적 목적을 위해 쿠웨이트를 침공하기로 결정하여 전쟁이 일어났었다. 미국의 침공 결정을 서방 국가들이 비난하거나, 이슬람 국가들이 같은 이슬람권 국가가 아닌 서방을 지원했던 예시도 존재한다.

    2) 이론으로서의 적실성 문제

    헌팅턴 교수가 제시한 것 같이, 국가들을 문명 단위로 정렬하는 것이 가능한가? 과연 많은 국가들을 단지 9개의 문명권으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에 관해서는 많은 학자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만 보아도 수니파 시아파로 나뉘어 강력한 적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시아파 사이에서도 이라크와 이란이 분쟁을 하기도 했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의 남중국해 분쟁, 중국의 부상에 대한 베트남의 우려 등도 반론의 예시로 제기된다. 베트남은 같은 문명권인 중국의 성장을 위협으로 느껴 오히려 미국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중 간의 패권 경쟁은 과연 문화적 요인에 의한 경쟁인가? 정치, 경제, 군사적 요인에 의한 경쟁인가? 헌팅턴은 중국 문명이 부상한다면 이슬람 문명과 연합하여 서구 문명을 몰아낼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90년대 미-중의 패권 전쟁이 시작되던 시기에 제시된 주장이기에, 헌팅턴의 예측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패권 전쟁이 과연 문명의 충돌로 인한 것인지는 생각해보아야 한다.